on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2 ; 단골손님을 찾습니다 (이미예)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2 ; 단골손님을 찾습니다 (이미예)
728x90
반응형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입사한 지 만 1년이 지난 페니는 컴퍼니 구역에 들어갈 수 있는 출입증을 받게 된다. 달러구트, 모태일과 출근 열차를 타고 컴퍼니 구역으로 가게 된 페니는 민원관리국을 방문하게 되었다. 민원관리국의 내부는 잔잔한 클래식이 흐르고 알맞게 쾌적한 온도와 습도, 사방이 초록색으로 가득했다. 그야말로 마음이 느긋해지는 곳, 아마 불만을 가지고 온 손님들의 화가 조금은 누그러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공간이 아닐까 싶었다..
페니는 민원관리국에서 민원 최고 단계에 해당하는 3단계의 민원을 처리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민원인은 792번 단골손님으로 ‘왜 저에게서 꿈까지 뺏어가려고 하시나요?’라는 내용의 민원이었다. 그는 시력을 잃은 와중에 꿈에서나마 잘 볼 수 있음에 행복해하고 있었는데 이젠 꿈에서조차 보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편의점에서 음료를 샀는데 자신이 생각한 위치에서 원하는 음료를 골랐다고 생각했지만 그가 사려한 음료가 아닌 것을 골라 버렸을 땐 시력만 뺏긴 게 아니라 자신 다움도 함께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그를 집어삼키고 말았다.
잠자는 것은 시력을 잃은 자신도 동등하게 누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꿈에서조차 안 보이는 일이 생기자 좌절했을 792번 단골손님이 안타까웠다. 일전에 기사에서 음료가 점자로 음료라고만 되어있기 때문에 시각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그냥 아무거나 골라서 마신다는 내용을 보며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개선이 없는듯해 그 점이 더 아쉽게 느껴진다.
2층의 비고 마이어스는 1번 단골손님과의 인연을 간직한 인물이다. 1번 단골손님은 루시드 드리머로 꿈에서의 내용을 선명하게 기억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인간이 꿈의 세계에만 빠져서 살 수는 없는 것이라 그의 졸업 발표회에 초대를 받게 되지만 결국에는 현실로 돌아가고 평범한 꿈 백화점의 손님으로 돌아갔다. 그들은 1999년에 2020년이 오기나 할까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2000년이 되는 것도 믿기지 않는다는 대화를 나누는데 그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00년이 되면 많은 것이 바뀔 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어느새 2020년이 넘어가 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는 에피소드에 좋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다.
죄를 짓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부부가 꿈에서도 탐욕스럽게 포춘쿠키를 쓸어가면서 그 안에 든 죄책감 덕분에 악몽을 꾸는 장면은 통쾌함을 선사했다. 니콜라스의 말처럼 대놓고 죄책감을 불러일으켜서 반성하게 만드는 포춘쿠키는 오히려 착한 사람들만 더 반성하는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피해자가 뭘 더 노력하지 않아도 되면 좋겠고 노력은 가해자가 했으면 좋겠다고 작가님의 메시지에 격한 공감을 표하고 싶다. 나쁜 사람들이 잠자리에서는 그야말로 두 발 뻗고 자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녹틸루카 세탁소는 두 번째 제자의 동굴이다. 무엇이든 오래 기억하는 능력을 가진 추억이 새겨진 공간으로 파자마 파티의 테마인 ‘추억’과도 맞아떨어지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곳에는 무기력함에 빠져있는 330번 단골손님과 620번 단골손님도 있었다. 이런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이 있다면 공감이 많이 되겠구나 싶을 만한 손님들이었다. 그들이 스스로 벗어날 수 있도록 조용히 힘을 보태는 그 세계의 사람들이 새삼 고마웠다.
살면서 많은 이들이 알지만 금방 잊어버리는 사실을 상기시켜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옛날 자신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고 고민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것이 지나간 지금 보면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너무 고민이고 힘든 일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간단한 진리를 망각하고 괴로워한다.
지나고 나면 아무 일도도 아니야 내가 그렇게 만들 거니까
이 또한 지나간다는 유명한 글귀처럼 그것은 반드시! 지나갈 것이니 너무 깊은 슬픔에 빠져 좌절하기 않기를 바랄 뿐이다.
‘지금의 행복에 충실하기 위해 현재를 살고
아직 만나지 못한 행복을 위해 미래를 기대해야 하며,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행복을 위해 과거를 되새기며 살아야 한다.‘
다들 처음 만난 순간의 감동으로 곁에 있는 사람을 대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아가냅 코코의 수상소감처럼 처음의 마음을 잊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728x90
반응형
from http://julia-s.tistory.com/68 by ccl(A) rewrite - 2021-12-15 13:2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