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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흔들어 키운 불편한 지식들 '열한 계단'
나를 흔들어 키운 불편한 지식들 '열한 계단'
인문학이 공부가 이슈가 되었던 때가 있었다. 그 떄 '지대넓얕'이라는 책이 유행했고, 이 책의 저자는 '채사장'이라는 필명으로 등장했다.
"정보가 폐품처럼 쌓여가는 시대다.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정보의 과잉이 사람의 행동을 제약할 정도다. 그래서 가게를 열었다.
널려 있는 정보들 중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가장 가치 있는 지식만을 선별해 쉽고 단순하게 손질했다. 그리고 보기 좋게 진열했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책이 있고, 시대가 발전하면서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엄청난 양의 정보를 접하게 된다.
정말 알아야 하는 정보들을 선별해서 얻기 어려운 시대에 중요한 정보들을 누군가 보기 좋게 정리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와서
'지대넓얕'이라는 책이 유명해지게 된 건 아닐까 싶다.
지대넓얕은 현재 정리가 되어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얕은지식0',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지식1',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2'로 나누어져 있다. 그 외에도 '열한 계단', '시민의 교양'등의 책이 있다.
나는 지대넓얕0과 1을 읽어봤는데, 궁극적으로 '열한계단'의 책이 '지대넓얕'을 정리하고 있는 점에서 좋았다.
열한 계단은 지금까지 채사장의 삶이 함께 나오면서, 자아에 대한 탐구를 하게 되는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까지 그를 흔들어 키운 질문들과 그에 대한 답변들이 제시되어 있다. 표류하던 개인이 방향을 잡고 나아간 기록이며 항해일지다.
첫 번째 계단, 문학 -죄와 벌
이 책의 저자인 '채사장'은 도스예프스키의 <죄와 벌>이라는 문학을 통해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삶의 방향을 바꾸게 되었다.
두 번째 계단,기독교-신약성서
채사장은 <죄와 벌>에 나온 <신약성서>를 읽고, 그리스도에게 질문을 하고, 답을 신약성서를 통해 듣는다.
"때로는 멀리 돌아가야 할 때도 있다. 그래야만 비로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재수 생활도, 집안 살림의 어려움도, 성서 속의 질문들도 곧바로 얻거나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인지도 모른다."(p87)
세 번째 계단, 불교-붓다
"자신이 자신의 등불이 되어라. 자신이 자신의 의지처가 되어라. 진리를 등불로 삼고, 진리를 의지처로 삼아라."(p121)
"구원이 반드시 타자에게 의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신을 비롯한 그 어떤 무엇에도 의지하지 않는, 나 스스로에 의한 깨달음에도 가능하다. 붓다의 가르침은 나로 하여금 사람을 향하게 했다. 보이지 않는 하늘 위 그 무엇인가를 좇는 일을 그만두고, 자신의 내면에 주목하게 했다."(p122)
네 번째 계단, 철학-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시점에 있는 니체가 말하는 세계는 영원회귀의 삶이다.
영원하고 조금도 변화하지 않는 반복의 세계
"하늘이 아니라 대지를 걸어가야겠다. 걸어가면서 만나는 모든 것과의 영원한 순간을 긍정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아야겠다. 나는 그렇게 다짐했다."(p157)
다섯 번쨰 계단, 과학-우주
"한 명의 인간을 안과 밖으로 나눈다면, 혹은 내면의 세계와 외부의 세계로 나눈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우주와 대면하고 있는 것일까. 인간은 자신 안에서, 자신의 내면세계 속에서 우주와 만난다. 너무나도 연약한 신체로 의자에 앉아 무한히 반복하는 우주의 탄생과 소멸을 상상하는 것이다.'(p199)
여섯 번째 계단, 이상-체게바라
"이상적인 이들이 이상적인 이유는 그가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서가 아니야. 그들의 내면이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기 때문이지."(p238)
일곱 번째 계단, 현실-공산당선언
"마르크스: 그럼 당신은 지금의 불평등과 착취를 모른 체할 건가요? 회사원: 그럼 어떻게 합니까? 처리할 일도 산더미처럼 쌓였고,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 건지도 준비해야 돼요.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면, 그 시스템을 이용할 줄도 알아야 해요."
여덟 번째 계단,삶-메르세데스 소사
"운 좋게도 멈춰 설 기회를 얻었으니, 뒤돌아 가서 놓고 온 것들을 챙기세요. 그리고 다시 천천히 걸어가세요."(p316)
아홉 번째 계단, 죽음-티벳사자의 서
"허망해하지 마라. 너는 잘하고 있다.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행동을 해라. 미련과 아쉬움과 후회를 만들지 마라. 심판받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다. 너를 심판하는 존재 같은 것은 없다. 삶과 죽음의 바로 너의 마음이기 때문이다."(p359)
열 번째 계단, 나-우파니샤드
"현세에서 마음속의 뫼든 매듭이 풀리게 되면, 그때 그 사람의 죽음은 죽음이 아닌 것이 될 것이다. 이게 우파니샤드의 가르침이다.'(p385)
열한 번쨰 계단, 초월-경계를 넘어서
"여행자. 그것이 모든 나라는 존재의 직업이고 숙명이다. 나는 노동자가 되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보고 즐기며 배우기 위해 이곳에 왔다. 그리고 그러한 길고 긴 여행 중에서 우리는 운명처럼 성장할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문학, 종교, 과학 , 철학 등 다양한 종류의 생각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삶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이상적인 삶에 대해 꿈꾸고, 또 현실에 부딪치기도 한다. 그리고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도 한다.
얼마 전 직장 동료들과 점심시간에 이야기하다가, 부부의 세계에 '준영(아들)'은 왜그렇게 힘들어했을까에 대해 말했다.
어렸을 때는 하나 하나 겪는 일이 모두 처음 겪는 일이기 때문에 뭐든지 크게 느껴진다.
그런데 그런 작은 경험들을 겪고 크고 성장하다 보면 과거의 그런 일이 별일 아니게 느껴질 때가 많다.
지금의 이 삶이 '나의 정신' 이 만들어 온 수백번째 삶이라고 생각해 보자.
지금의 삶은 과거의 '나의 정신'이 수백번째 겪어 왔던 경험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러면 지금 처해 있는 힘든 상황도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나를 벗어날 수 없고, 내가 어떻게 생각하냐는 것에 따라 이번 삶, 이번 여행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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