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브런치북 왜 아일랜드로 가는건데 Ep5
브런치북 왜 아일랜드로 가는건데 Ep5
728x90
반응형
EP5. 왜 아일랜드로 가는건데?
저희도 잘 몰라요 그냥 좋아서요! 좋아서#아일랜드
일랜드로 떠나기로 결정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있다
왜 아일랜드로 가는거야?
대부분의 주변 사람들이 아일랜드에 누가 있어서 가는 것일 거라는 생각 했단다 인기 여행지도.. 그렇다고 어학연수의 성지도 아닌 영국 옆의 조그마한 섬나라인 아일랜드가 꽤나 낯설었을지도 모른다. 그 말을 듣고 있다 보니, 정말 궁금했다. 왜 남편과 나는 아일랜드였을까?사실 큰 이유는 없었다. 우리의 떠남은 그저 행복하게 살아보고 싶다 그 정도였을 뿐 큰 이유는 없었고 나에게 아일랜드는 그저 처음엔 비긴 어게인에서 윤도현과 유희열이 버스킹을 해데던 그런 멋진 유럽의 어느 도시 정도였기에 결정하기 전까진 유럽의 어느 나라였을 뿐이었다.
어느 날 툭 던졌던 남편의 퇴사하고 싶다는 그 말로 시작된 우리 부부의 어학연수 행..
사실 그땐, 아일랜드의 '아'자도 생각하지 못했고, 당연히 퇴사하면 더 좋은 직장으로의 이직뿐이었고
다만, 퇴사와 이직 사이에 조금의 시간이 생기다면 몇 주라도 해외로 여행을 가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해본 적은 있었다.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나에게 행복한 미소가 지어졌던 것도.. 유렵 여행할 수 있다 생각하니, 정말 너무 좋았고, 잠들기 전 자꾸 우리는 여행하면 어디로 가고 싶은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직장인 부부에게는 꿈만 같은 이야기였지만 잠시라도 꿈꾸는 그 시간이 생각보다 행복했다. 잠들기 전에 나누던 소소했지만 하고 싶은 것들 꿈 이야기.. 한없이 키득키득거리며 서로가 하고 싶은 걸 알아가던 그때.. 참
남편은 신혼여행을 갔던 이탈리아를 다시 가보고 싶다 했고 나는 혼자 다녀왔던 프라하를 남편과 꼭 다시 가보고 싶다 이야기하며 침대 위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너무 행복한 시간일 것 같다며 까르르 웃다 잠들곤 했다 우리는..
함께 우리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같이 만들어 가고 있는 지금 참 행복하다
그 행복이 현실이 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회사에서 우리 부부만의 한 달 유렵 여행 예산을 뽑아 본 적이 있다. 퇴사 후 한 달 만이라도 유럽여행을 가면... 어떨까?
그런데 도대체 얼마면 유럽여행을 갈수 있는걸까?
한 달 정도 둘이서 유럽여행을 한다고 생각해서 예산을 정리해보니, 펑펑 쓰지 않아도 대략 1천만 원은 족히 들었다. 30일 정도에 천만 원이라는 금액을 마주하고 나니 한없이 작아지는 월급쟁이 부부의 현실! 역시 유렵 여행은 그저 꿈일 뿐인 것인가? 잠깐의 우리 둘의 꿈같은 행복이 산산이 부서져버린 느낌.. 살짝 허무했다. 꿈에서 현실로 돌아와야 하는 시점... 그런데 문득한 달 여행을 하는데 천만 원이 들면 가서 몇 달 몇 년씩 공부하거나 해외에 살아보러 가는 사람들은 도대체 얼마가 들어가길래 갔다 오는 것일까.. 까짓 거 그 사람들은 얼마나 부자길래 어학연수도 팡팡 가는 건지.. 외국에서 몇 달씩 나가는 그 사람들은 얼마면 되는 건지. 궁금했다. 얼마면 해외에서 살아볼 수 있는지가...
남편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대학 때 어학연수는 너무나도 가보고 싶었지만 넉넉지 않았던 집 경제로 쉽게 누릴 수 없었기 때문에 사실 알아볼 생각도 못했지만 그저 돈 많은 부모님이 있어야 갈 수 있는 그런 것쯤으로 알았기에 이제 와서 다시 알아보는 어학연수 비용은 조금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혼자도 아니고 부부가 덜컥 해외 살이를 하러 떠나기에는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알아보면 뭐하나 하는 마음이 컸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왕 꺼내 든 칼 못 가더라도 까짓것 얼만지 알아나 보자라는 심정으로 그렇게 해외에서 사는데 얼마가 드는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사실 우리는 연봉이 엄청 높은 부부도 아니었고, 집도 내 집이긴 하나 대출의 늪에 갇혀 있는 은행의 집이기에 돈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서민이었다. 우선 나갈 돈에 대한 정리가 필요했기에 수입 대비 우리가 나가고 있는 돈들을 이것저것 따져보다 보니 정말 집에서 숨만 쉬고 있어도 매달 돈백이 지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숨만 쉬고 있는데 우리가 해외 살이를 해본다고 해도 저 먼 타국에 몸뚱이는 있는데 한국에서는 고정으로 나가야 할 돈이 있다는 거 집 대출, 보험금, 관리비 기타 등등.... 와우!
현실을 마주하다 보니 해외 살이 이게 맞는 것일까? 해외 몇 달 다녀오면 뭐가 좋아지는 것일까?
꿈의 세계에서 현실의 세계로 돌아와 보니, 그럼 돈은 언제 모을 건데?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살면 8개 월동 안 돈도 안 벌고 돌아오면 직장도 없을 텐데 돌아오면 마흔인데 마흔에 무직이라니.. 친구들은 다 승승장구하며 잘살고 있을 텐데... 괜찮을까 우리? 현실적인 내가 소리치고 있었다.
남편과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여행도 해보고 싶고, 영어공부도 원 없이 해보고 싶고, 글도 써보고 싶고, 산책하고 싶고. 해외에서 나도 몇 달 정도 살아보고 싶은 이렇게 해보고 싶은 게 많은 우리인데 나는 늘 '하고 싶다'만을 외치기만 했지 이루어보려고는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여전히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다와 그렇게 가서 얻는 게 뭐가 있는데 사이에서 여전한 고민을 하고 있던 어느 날나는 남편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퇴사하고 해외를 나가게 된다면 가서 1년을 여행도 하고 영어 공부도 하며 정말 버는 돈 없이 벌어 놓은 돈 쓰고 올 수도 있는데 괜찮을까? 사실 1년 해외에 있다고 영어가 엄청 느는 것도 아니고 돌아와서 취업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라 마흔 앞두고 있다 보니 정말 고민되긴 해 자기 생각은 어때? 우리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사실 아일랜드라는 나라 잘은 모르겠는데 생각보다 매력적인 곳인 것 같긴 해 더 알아봐야 할 것 같지만 "
어쩌면 나는 정말 가고 싶지만 현실이라는 벽 앞에서 그 벽을 여전히 넘지 못하고 방황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남편이 큰 결정을 내려주기를 바랐는지도 모르겠지만 여전히 불안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세상 순딩이 같은 우리 남편이 한마디 했다.
그래 그냥 가자 아일랜드로
갑자기 툭 던진 '가자 아일랜드' 남편은 그랬다. 아일랜드가 아니라도 그 어디라도 가면 되는데 어차피 우리는 떠나지 않으면 퇴사해보지 않으면 지금과 비슷한 일상처럼 회사-집만을 오가며 살 테고 늘 이렇게 우린 '해볼걸' 하며 여전히 후회만 남길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리고 자기는 우리가 1년을 해외 살이를 하고 와도 우리의 삶이 엄청나게 달라지거나 영어 실력이 일취월장하지 않을 거라는 것은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생활은 달라지지 않겠지만 우리 둘이 경험하고 느끼고 온 것들이 우리가 우리 삶을 살아가는데 꽤 많은 추억거리를 줄 것이며 그 경험으로 우리는 꽤나 멋진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앞으로 살아갈 우리 인생이 행복할 것이므로 떠나자고 했다. 힘들고 지칠 때가 오면 해외살이에서 겪은 이야기를 추억 삼아 평생 이야기 봇다리 풀며 살자 했다.
그렇게 툭 던진 아일랜드 그 후로 많은 정보를 찾아보니 아일랜드 생각보다 매력적인 나라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컸던 건 유럽여행이 가능하다는 매력.. 영국으로의 왕복 비행기 값이 3만 원.. 이거 실화냐?
그랬다 아일랜드는 학생비자로 영어공부도 할 수 있고, 원하면 주 20시간 일도 해볼 수 있고, 유럽이기에 근처 영국, 프랑스 등 유럽권역을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다시 설레었다.
생각해보니 이런 결정은 결코 돈이 많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님 었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 부부 역시 돈에 여유가 있어서 결정한 것이 아니다. 삶이 팍팍함에도 이렇게 떠날 수 있는 건 더 많이 가지려고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남편과 나는 앞으로 10년 동안은 지금 살고 있는 19평 아파트에서 살기로 했다. 넓은 아파트로 이사 가는 것을 포기하니 생각보다 여유로워졌다. 25평 아파트로 가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야 하는 그 세월의 값을 우리는 미래의 우리에게 투자해 보기로 했다.
20대부터 지금까지 11년 동안 열심히 일해온 시간들.. 매월 꼬박꼬박 들어오던 월급이 당분간은 없고 그동안 벌어놓은 돈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 퍽이나 두렵지만 이 또한 더 나은 삶을 위한 도전이라 생각하며 새로움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때론 과감한 결정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 우리 부부에게 꼭 아일랜드여야 할 이유는 없었다.
다만 우리가 꿈꿔본 행복한 삶과 가장 잘 맞는 곳이 우연히 아일랜드였다. 영어공부도 해보고 여행도 다녀 보고 기회가 된다면 돈도 벌어보고 오늘처럼 글도 써보며 새로운 삶의 이야기를 그려보려 한다.
영국 옆 작은 섬.
비긴 어게인 방송에서 한국 가수들이 버스킹을 했던 곳
그곳이 이제는 우리 부부의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될 예정이라니
#아일랜드
#아일랜드어학연수
https://brunch.co.kr/@byminigun/16
from http://riahappy.tistory.com/56 by ccl(A) rewrite - 2021-10-15 19:0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