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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 어렸을 적 꿈이 떠오르는 영화
'업' 어렸을 적 꿈이 떠오르는 영화
영화 '없' 포스터
여러분은 인생을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누군가는 마라톤에 비유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한 편의 영화 혹은 소설에 빗대기도 합니다. 그리고 영화 '업'은 인생을 모험과 같다고도 합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많은 일들을 겪고, 또 이에 대응하며 살아가지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혀 예측할 수 없기에 실망하기도 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던 순간도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탐험가가 되기도 합니다. 영화에서 주인공 '칼'은 70대의 나이에 새로운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가 여태 살아왔던 70년 인생 못지않게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를 지금부터 함께 봅시다.
인생은 모험이야! 늘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모험이지
칼과 엘리는 탐험가라는 꿈으로 맺어진 부부입니다. 그러나 엘리가 죽은 후 그녀가 남긴 추억과 함께 살아가던 칼은 어느 날 재개발로 인해 집을 팔아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탐험가에 대한 동경이 있었던 칼과 엘라는 함께 탐험에 대한 꿈을 키우며 시간을 보내다 결혼합니다. 꼭 파라다이스 폭포에 가 집을 짓고 살자는 꿈이 있었으나, 어느샌가 그 꿈은 잊혀 갔습니다. 그래도 둘이서 함께 살아가는 삶은 그 자체로도 충분한 모험이었기에 부부는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이 오래될수록 조금씩 행복에 녹이 슬기 시작합니다. 엘리의 몸이 많이 쇠약해지자 칼은 늦게나마 모험을 함께 하고자 모아놓은 돈으로 비행기 티켓을 끊지만 엘리는 이내 세상을 떠납니다. 아직도 눈을 뜨면 그녀의 숨결이 곁에 남아있는 것 같은데, 이를 모르는 사람들은 야속하게도 집을 팔라며 매일같이 찾아와 협박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칼의 집에 러셀이라는 아이가 찾아옵니다. 그 아이는 칼의 어린 시절과 같이 탐험을 좋아하는 순수한 소년입니다. 정식 보이스카웃이 되기 위해 마지막 벳지가 필요한 러셀은 할아버지를 도운 뒤 벳지를 받으려 합니다. 그러나 소년이 귀찮은 할아버지는 매정하게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만 합니다. 그러다 공사를 하던 한 인부가 우체통을 망가뜨리는 걸 본 칼은 그에게 지팡이를 휘둘러 상처를 입힙니다. 그러자 주변에선 빨리 집을 팔고 요양원에 가서 쉬라고 합니다. 그러나 끝까지 엘리와의 추억을 놓을 수 없는 칼은 집과 함께 파라다이스 폭포로 여행을 떠나고자 합니다.
셀 수도 없이 무수한 풍선들을 통해 집을 띄운 칼은 마침내 마지막 여행을 시작합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설렘을 느끼던 그때, 누군가 집 문을 두드립니다. 동동 뜬 집 문을 두드린 사람은 다름 아닌 러셀이었고, 그렇게 칼의 여행 친구가 생깁니다. 이후 파라다이스 폭포에 도착한 칼과 러셀은 그곳에서 전설의 새 도요새와 말하는 강아지 도그를 만나 함께 여행을 합니다. 그러나 칼은 자신을 졸졸 쫓아다니는 녀석들이 귀찮기만 합니다.
그들의 복작복작한 여행이 이어지던 중, 칼과 일행들은 그곳에서 뜻밖의 인물을 만납니다. 바로 전설적인 탐험가 찰스 먼츠입니다. 찰스는 어린 칼의 우상이자 당시 최고의 탐험가였으나, 학회는 찰스가 발견한 도요새의 뼈를 인정하지 않고 그를 탐험가에서 제명시킵니다. 이후 그는 자신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한평생을 파라다이스 폭포에서 지내며 도요새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살인이나 동물 학대도 서슴지 않게 됩니다. 그렇지만 칼은 도요새를 찰스에게 넘겨주고 그토록 염원하던 파라다이스 폭포 위에 집을 짓게 됩니다. 칼은 마침내 그의 꿈을 이루지만 그는 왠지 공허함과 불편함을 느낍니다. 애써 이런 감정을 잊어보고자 칼은 부인의 모험 책을 보던 중, 마지막 페이지에 적힌 한 줄이 칼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결국 칼은 찰스에게로 다시 돌아가 도요새를 다시 데려오기로 합니다. 그 속에서 엘런과 함께했던 소중한 가구를 내다 버리고, 또 끝내 집까지 포기하며 찰스에게서 도요새를 구해낸 뒤 무사히 일상으로 되돌아옵니다.
어린이의 순수함은 늘 내 안에 있습니다. 다만, 쓰이지 않아 먼지가 쌓여갈 뿐이죠
누구나 어릴 적 가지고 있던 순수함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점점 자라 가면서 이 어릴 때의 순수함은 어느새 없어지고 세상과 현실에 찌든 어른들이 되어감에 안타까워합니다. 그렇기에 삶이 힘들어질 때, 그저 푸른 하늘만으로도 좋았던 어린 시절이 그리워집니다. 그러나, 우리는 절대 그때의 순수함을 잃어버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더 이상 쓰이지 않아 내 마음 한편에서 먼지가 쌓여가고 있었을 뿐입니다. 디즈니 픽사나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영화가 많은 어른들에게 명작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는 영화 '업'의 칼을 보면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린 칼은 누구보다 탐험을 좋아하던 수줍은 많은 아이였습니다. 우연히 만난 엘리와 함께 파라다이스 폭포에 갈 것을 약속하며 눈을 빛내지만, 두 아이는 어른이 되어 갈수록 점차 꿈에서 멀어집니다. 탐험을 위해 모아놓은 돈은 늘 예기치 못한 곳에 쓰여야 했고, 둘의 꿈을 상징하는 파라다이스 폭포 그림은 어느샌가 살림살이에 가려지게 됩니다. 그러나, 포스터는 늘 그곳,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다만, 다른 물건들에 가려지고 먼지가 쌓여갈 뿐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칼은 다시 그때의 꿈을 꺼내볼 수 있었으며 다시 꿈을 위해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현실에 부딪혀 나의 순수했던 꿈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명심하세요. 그 꿈은 사라지지 않은 채 당신의 마음 한 구석 어딘가에 잘 붙어있습니다. 그러니 내가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 때, 삶의 무엇인가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얼마든지 다시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나의 탐험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나이를 걱정합니다. 지금 이 나이에 과연 새로운 것을 시작해도 괜찮을까, 너무 늦지는 않을까 하며 걱정하고 고민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이런 걱정에 잡아먹혀 자신의 꿈을 단념하며 어느새 늙어버린 자신을 한탄합니다. 그러나, 70대의 나이에 풍선으로 하늘을 띄워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난 칼을 보면 인생에 적절한 시점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경험을 토대로 다음 일어날 일을 추측할 뿐이며, 이 추측에 100% 확신은 없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할아버지가 풍선을 타고 하늘로 날아갈 것도, 그 여정에 한 꼬마 아이가 함께할 거란 사실도, 미지의 세계에서 전설의 새인 도요새를 실제로 만날 것이라는 사실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지금 시작하는 일이 정말 늦은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그저 새로운 여행을 즐기면 됩니다. 여러분들의 삶이 끝날 때까지 절때 끝나지 않을 여행을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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