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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리 : 다시 시작의 기로에 서게 된다면
리플리 : 다시 시작의 기로에 서게 된다면
출처 다음영화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순간은 있다.
영화 리플리의 첫 장면은 주인공 리플리의 자조 섞인 한 마디와 시작됩니다. 어쩌면 자조라기보다는 후회가 섞였다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어딘가 어두워 보이는 표정의 한 남자. 그는 이 영화의 주인공 톰 리플리입니다. 피아노 연주와 아름다운 아리아 선율이 흘러나오는 파티장. 톰은 돈을 벌기 위해 파티장의 피아노 반주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연주가 끝나고 어느 부부가 톰에게 다가와 말을 겁니다. 톰이 빌려 입은 쟈켓이 명문가의 쟈켓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아들과 동문이라고 생각하여 이탈리아에서 머무르고 있는 아들을 다시 뉴욕으로 불러올 것을 부탁합니다. 그렇게 톰은 이탈리아로 떠나게 됩니다.
만약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톰은 몇 가지 재주가 있습니다. 바로 사람의 흉내를 잘 낸다는 점입니다. 이탈리아로 떠나기 전 톰은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부부의 아들인 디키의 취미와 관심사에 대해 미리 공부합니다. 특히 그가 좋아하는 재즈에 대해 공을 들입니다. 그리고 이탈리아에 도착한 순간 섬유재벌의 딸 메러디스를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계획한 톰의 계획은 성공하게 되고 톰에게 관심을 보이는 디키는 톰과 유쾌한 시간들을 보내지만 디키에게 톰은 금방 질리는 장난감 같은 존재였습니다. 마지막 보트를 타던 중 둘은 언쟁은 벌이게 되고, 톰은 화를 이기지 못하고 디키를 살해하게 됩니다. 톰은 이를 후회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상황은 계속 꼬여 톰을 의심하는 디키의 친구 프레디까지 살해하게 되고, 이 사건은 이탈리아를 떠들썩하게 만들어 디키의 아버지가 이탈리아로 오게 됩니다. 디키의 애인은 톰을 의심하지만 사설탐정에 의해 톰이 계획한 정황보다 더 유리하게 상황이 돌아가고 디키는 마음을 키우던 피아니스트 피터와 요트 여행에 오릅니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요트에서 우연히 톰을 디키로 알고 있는 메러디스를 만나게 되고 그와 동행한 자가 피터인지 묻지만 톰은 교묘하게 상황을 빠져나갑니다. 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것은 피터를 제거하는 일밖에 없습니다. 톰은 그에게 자신의 장점에 대해 묻고 피터는 다정하게 그의 장점에 대해 얘기하지만 결국 살해당합니다. 다시 첫 장면으로 돌아와 톰은 되뇌입니다. 모든 걸 되돌릴 수 있다면 되돌리고 싶다고. 마지막으로 톰의 얼굴을 관음 하던 문이 닫히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영화는 알랭드롱의 명작 태양은 가득히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허언증 증세를 보이거나 그 정도를 넘어 자신의 만들어 낸 허구의 세계를 현실과 혼동하는 질병에 대해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쓰이는데 그 용어는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 리플리에서 온 단어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원제는 재능 있는 리플리이기 때문에 리플리의 재능이 선한 방향으로 사용되었다면 결말이 어찌 되었을지, 혹은 그 재능이 선한 방향으로 쓰일 수 있었을 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어쩌면 원제의 재능 있는 이라는 표현이 비꼬는 표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우리 모두가 원하는 허황된 이상의 세계에 대해 욕망을 감추고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 대해 반성의 시간을 잠시 가졌습니다. 결국 이 영화 역시 개인의 욕망에서 발현된 사건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최근 저는 욕망이나 야망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리플리가 굉장히 불쌍한 인간으로 여겨졌는데 이제 그의 야망이나 욕망으로부터 자초된 일이라고 생각하며 이는 현대의 모든 이들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가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제안의 검은 욕망이 뛰쳐나오지 않도록 오늘도 글을 쓰며 마음을 다독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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