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 두부의 유래

건강식품 두부의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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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하이닥

여러분 혹시 마파두부 좋아하십니까? 마파두부를 요리 이름으로 알고 있는데요, 마파(麻婆)는 사실 중국말로 곰보 아줌마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마파두부는 ‘곰보 아줌마가 파는 두부’라는 말입니다. 약 150년 전, 사고로 남편을 잃은 곰보 아줌마가 생계를 위해 쓰촨 성 청뚜의 작은 식당에서 두부를 만들어 팔았는데요. 값도 싸고 맛도 좋아 아주 인기가 좋았습니다. 금세 ‘마파두부 맛있다’는 입소문이 퍼졌고 이후 요리 이름으로 굳어지게 됐습니다.

지금은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마파두부를 즐겨먹는데요. 인생에 비유하자면 마파두부에는 파란만장한 새옹지마의 역사 가담겨 있습니다. 사실은 두부라는 식품 자체가 그렇습니다. 흔히 두부를 최고의 건강식품이라고 합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두부는 참살이, 웰빙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랜 세월 두부를 먹어온 우리나라, 중국, 일본 속담을 보면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최고의 식품이라면서도 두부를 보는 시선이 그다지 곱지만은 않은데요.

우리말에 “두부 먹다 이 빠진다”는 속담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아무리 쉬운 일도 방심하면 실수한다는 뜻입니다. 일본에서는 “두부 모서리에 머리 부딪쳐 죽는다”라고 합니다. 신통치 않은 사람을 야유하며 빈정댈 때 쓰는 말이죠. 중국에서는 “두부를 먹는다.”라고 하면 부녀자를 희롱한다는 뜻이 됩니다. 여기에는 유래가 있는데요, 옛날 중국에 부부 두부장수가 있었습니다. 남편이 밤새 콩을 갈면 아내가 두부를 만들어 팔았는데요. 콩은 예로부터 피부미용에 좋다고 했는데 매일 두부를 먹어서인지 여주인의 피부가 하얀 두부처럼 고왔습니다. 그래서 남자 손님들은 여주인을 보기 위해 두부를 사 온다는 핑계로 가게에 자주 들락거렸습니다. 이럴 때마다 부인들이 “또 두부 먹으러 가냐?”며 바가지를 긁었죠. “두부를 먹는다”는 말이 “실없이 농담하다”, “부녀자를 희롱하다”는 속어가 된 이유입니다.

두부를 즐겨 먹는 한중일 삼국에서 모두, 이렇게 두부의 가치를 깎아내렸던 이유는무엇일까요? 아마도 너무 흔했던 콩으로 만든 음식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두부 자체는 귀하고 좋은 음식이지만 콩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흔해도 너무 흔했기 때문에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콩밥 먹고 싶으냐?”는 말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1986년까지는 감옥에서까지 콩밥이 나왔습니다. 이런 콩으로 옛날 동양에서는 “뼈 없는 고기”, 현대 서양에서는 “식물성 치즈”라고 부르는 두부를 만들었습니다. 천덕꾸러기 콩으로 고기보다 더 영양가가 풍부한 식품을 개발했던 것입니다.

위대한 식품, 두부는 과연 누가 만들었을까요? 두부의 발명과 관련해서는 보통 세 가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먼저, 중국 한나라 때 회남왕 유안이 발명했다는 설입니다. 유안은 한고조 유방의 손자로 기원전 2세기 사람인데요, 황족이며 왕이었지만 신선이 되겠다고 도를 닦다가 두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6세기 무렵 문헌인 송 습유 록(宋拾遺錄)에 처음 나온 이야기를 12세기 말 주자(朱子)가 퍼트렸고 이후 본초강목을 비롯한 중국과 한국 문헌에서 무비판적으로 수없이 인용하면서 정설처럼 굳어졌습니다. 하지만 유안이 두부를 발명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고 오히려 유안은 두부를 구경조차 못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정한 개인이 두부를 발명했다고 보기도 어려울뿐더러 시기적으로도 두부는 훨씬 이후에 나왔기 때문입니다.

두부는 우연히 만들어졌다는 설도 있습니다. 누군가 콩 국물에 실수로 소금을 떨어트렸는데 나중에 보니 콩 국물이 굳어 두부가 됐다는 것입니다. 두부의 기원에 관한 가장 유력한 설명은 치즈나 버터 대용품으로 만든 것이라는 설입니다. 서역, 즉 중앙아시아의 식품인 치즈가 실크로드를 따라서 중국에 전해졌는데 이를 본 따서 만든 것이 두부라는 겁니다.

중국에서 두부는 5-6세기 남북조시대부터 시작해서 7-8세기 당나라 때 획기적으로 제조기술이 발전했는데요, 비단길인 실크로드가 완성되는 시기와 일치합니다. 이 무렵 중국에서는 서역의 복장과 음식을 즐기는 호 풍이 크게 유행하는데요, 북사(北史) 열전을 보면 수나라 문제가 유제품을 구해 온 장군에게 비단을 하사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당나라 역사를 기록한 당서에는 현종이 손님을 대접할 때 치즈, 버터와 같은 서역의 유제품을 내놓았다고 합니다. 중원의 선비들이 양자강 이남인 강남으로 여행을 갈 때 반드시 챙겨갔던 선물 중의 하나가 북방에서 가져온 유제품이었다고 합니다.

유제품에 대한 수요는 이렇게 높아졌지만 우유나 양젖의 생산이 적은 중원의 농업지대에서는 충분한 치즈를 만들 수 없었습니다. 높은 열량의 동물성 식품을 선호했던 옛날,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농민들은 대신 동물의 젖인 우유 대신 콩 국물인 두유로 대체품을 개발합니다. 북방 유목민들이 연하고 말랑말랑한 치즈, 즉 유부(乳腐)를 만드는 것처럼 농민들은 콩 국물인 두유에 소금을 넣거나 발효를 시키면 식물성 단백질이 덩어리로 응고되어 굳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렇게 콩 국물을 응고시키는 기술이 발전한 것이 현재의 두부입니다.

두부는 최고를 향한 인간의 열망과 노력이 만들어낸 식품입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대신한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동물성 단백질이 귀했던 시절, 우유나 양젖이 없어 최고의 발효식품인 치즈를 만들지 못하는 상황에서 값싸고 흔했던 콩으로 오리지널인 치즈나 버터보다 더 훌륭한 대용품인 두부를 만들었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것이죠.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콩 국물을 굳히는 기술을 찾아내기까지 수 백 년에 걸친 세월에는 두부 장인들의 땀과 눈물이 녹아있습니다.

한반도에 두부 만드는 기술이 전해진 것은 고려 때입니다. 두부는 중국에서 처음 만들었지만 두부 만드는 솜씨는 우리나라에서 꽃을 피웠던 모양입니다. 두부를 얼마나 맛있게 만들었는지 조선 초, 세종대왕 때는 명나라 황제가 두부 제조 기술자를 파견해 달라며 특별히 사신까지 보냈습니다. 두부는 한중일 삼국에서 모두 즐겨 먹는 음식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서양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슈퍼마켓에서도 어렵지 않게 두부인 토우 푸를 볼 수 있는데요. 이것은 일본식 발음입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는 원조가 중국인만큼 떠우푸로 알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두부 요리라면 빠지지 않고 또 최고의 두부 제조기술을 갖고 있는 나라입니다. 한국의 두부가 널리 알려져 이왕이면 토우 푸나 떠우푸 대신 두부로 불리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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