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분 아빠 목소리', 잠자기 전 따뜻한 남편 목소리

'하루 5분 아빠 목소리', 잠자기 전 따뜻한 남편 목소리

따뜻한 마음, 따뜻한 목소리

회사 동료에게 나의 임신 소식을 전하고 선물 받은 이 책의 맨 앞에는 동료가 나의 남편에게 보내는 따뜻한 메시지가 적혀있었습니다.

'선배와 어여쁜 아기를 위하여 태교책을 하나 구매해봤어요. 늘 즐거운 하루 되시고 스트레스는 받지 마세요! 선배 남편님, 하루 5분 아빠 목소리 부탁드립니다. :)'

동료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기분 좋은 선물로 인해 남편의 목소리로 이 책을 듣기도 전에 이미 제 마음이 따뜻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아빠인 정홍 작가입니다. 출판 및 방송 다큐멘터리를 통해 다양한 집필 활동을 해오던 중 '동화 쓰는 아빠'가 되고 싶어 느지막이 상상의 세계로 발을 내디뎠다고 합니다. 세 자녀와 호수공원을 걷거나 옛 골목길을 산책하며 함께 상상하고 지어낸 이야기들로 채웠다는 이 책은 아이들의 호기심 많고 밝은 기운이 곳곳에서 묻어져 나오는 것 같아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머금어졌고 뱃속의 내 아기를 상상하기에 충분히 설렜습니다.

이 책은 Chapter 1. 마음과 생각이 함께 자라는 이야기, Chapter 2. 나답게 크는 이야기, Chapter 3. 세상을 꿈으로 채우는 이야기라는 세 가지 챕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챕터에 담겨진 동화는 아빠를 위한 긴 동화와 아이를 위한 짧은 동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빠가 먼저 긴 동화를 읽고 느낀 재미와 감동을 아빠의 목소리에 그대로 담아 아이를 위한 짧은 동화를 읽으며 전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동화에 담긴 주제에 대해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누며 교감을 느껴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빠의 생각보따리'라는 이름으로 아빠가 아이에게 '아이가 어떤 아이로 컸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이야기들은 꼭 아기에게뿐만이 아니라 글을 읽는 성인인 저에게도 많은 울림을 주는 글이었습니다. "마음에 귀 기울이는 아이로 자라렴", "자기만의 아름다움을 찾는 아이로 자라렴" 등의 글을 읽으며 자연스레 내 아이의 성장 모습을 상상하고 기대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동시에 '우리 엄마, 아빠도 나를 만나기까지 지금의 나와 같이 설레고 행복했겠지?', '내가 훌륭한 사람으로 커가길 누구보다 바랬겠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엄마의 행복이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시간

아빠의 목소리로 태교 동화를 읽어줄 때 아이는 훨씬 더 풍요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낮고 굵게 울려 퍼지는 아빠의 목소리와 더불어 엄마의 정서적인 안정감과 감동, 행복까지 동시에 아이에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태교책을 살 생각도 안하고 있던 임신 초기에 이 책을 선물 받고는 동료의 세심하고 따뜻한 마음에 감동을 받았었습니다. 이 책 선물은 단순히 책 그 자체를 넘어 남편과 제가 함께 우리 아이를 생각하는 시간을 선물해줬기에 굉장히 특별했습니다. 당시 주말부부였던 저와 남편은 함께 보내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남편이 퇴근 후 서울로 온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까지의 2박 3일이 일주일 중 함께 보낼 수 있는 유일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남편이 잠자기 전 태교 동화를 읽어줄 시간은 그중에서도 금요일과 토요일 단 이틀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책을 소리 내어 읽어주는 것을 쑥스러워하던 남편이었지만 임신 기간이 지날수록 남편도 조금씩 책 읽는 시간을 즐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남편이 동화를 읽어줄 때 한 번도 끝까지 다 들은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낮고 부드러운 남편의 목소리로 동화를 듣고 있으면 저절로 잠이 왔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아빠에게서 엄마에게로, 그리고 아기에게로 행복을 전하고 싶다면 이 책이 그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제 동료가 그랬던 것처럼 제 친구가 아기를 갖게 된다면 저도 친구의 남편에게 선물하고픈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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