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 서재 책추천 - 달러구트 꿈 백화점 후기 (줄거리, 스포)

밀리의 서재 책추천 - 달러구트 꿈 백화점 후기 (줄거리, 스포)

정말 재밌게 봤다. 살짝 모모? 느낌도 나고 다시 동심으로 돌아가게 해주는 사람 모양 쿠키 같은 책이었다.

처음에 저자 이름을 안보고 읽기 시작해서

등장인물들 이름이 페니, 달러 구트, 이런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라서

외국인이 쓴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읽다보니 한국 정서랑 너무 잘 맞고

한국의 상황을 너무 잘 알아서 처음에는 번역가가 초월 번역을 한 줄 알았다. 뭐지? 하고 번역가가 누구인지 보니까 한국인이 쓴 책이었다.

별 기대 안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재밌고 정말 이런 세상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요정 얘기가 나오거나 거리에 대한 묘사가 나오면 종종 해리포터가 떠오르기도 했다.

이 책은 페니라는 이름의 주인공이

달러 구트라는 사람이 세운 꿈 백화점에 취직하면서 생기는 일이다.

면접 준비한다고 업계 현황 분석을 하고

서류 심사 얘기도 나오는걸 보면서

판타지 세계도 참 취업이 어렵구나 싶었다.

그리고 인맥과 내부정보가 참 중요한 게 페니는

아쌈이라는 친구가 면접 직전에 추천해준 책 덕분에

면접에서 통과하고 달러구트가 눈여겨보는 신입사원이 된다.

동화같은 내용이기에

그 후로 상황은 다 아름답다.

현실이라면 취업 후 신입사원의 삶은 매우.... 힘들겠지만

이곳에서는 매니저들도 다 착하고 심지어 사장마저

신입사원인 페니에게 매우 잘해준다.

이 소설의 포인트는 이게 아니지만

나는 이렇게 백화점 사장이 모든 직원과 수평적으로 지내는 걸 보면서

이 책이 소설이라는 것을 요정이 나올 때보다 더 확실하게 깨달았다.

어쨌든 이 책은 사람들에게 꿈을 파는 꿈백화점에서

일어나는 일을 통해 꿈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왜 꿈이 필요한지... 도대체 꿈이 무엇인지에 관한 통찰력이 보여준다.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몇가지 있는데

첫 번째는 꿈 속에서 같은 거래처에서 일하는 남자가 나와서

사랑이 시작되는 여자 이야기였다.

내 경우에는 평소에 아무 관심 없던 사람도

꿈에서 나오면 그 후로 왠지 관심이 가고 설레게 된다.

물론 그냥 며칠 정도만 지속되고

꿈 덕분에 사랑에 빠진적은 없지만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다들 이런 현상을 겪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예지몽을 연구해 보고 싶어 하는 페니에게

달러구트가 한 말도 인상 깊었다.

네가 생각하는 대단한 미래는 여기에 없단다. 즐거운 현재, 오늘 밤의 꿈들이 있을 뿐이지.”

이게 작가가 생각하는 꿈의 역할을 딱 보여준 것 아닐까?

생각해보면 꿈은 현재에 일어나는 일인데

과거를 회상하는 공간도 되고

미래에 대해서 “꿈꾸는” 시간도 되고

어떤 다른 차원으로 가거나 다른 사람/생명체가 되기도 하는

참 신기한 시간이다.

두번째로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마지막쯤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할머니가 돌아가신 남자의 이야기와

5살 된 아이가 죽은 후 살아가는 부부의 이야기였다.

길게 쓴 내용도 아닌데

죽은 가족이 꿈에 나온다는 내용 하나만으로

눈물이 났다.

죽기 전에 남게 될 주변 사람들을 위해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꿈을 예약해두고 가면

그 사람이 죽은 후 그 꿈이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 된다.

내가 경험해본 현상은 아니지만

글로 접하는 것만으로도 공감이 되어서 눈물이 났다.

마지막으로 인상이 깊었던건 타인의 삶을 사는 꿈을 꾼

평범하게 사는 사람의 이야기였다.

에피소드 자체는 그다지 인상깊지 않았지만

그 꿈에 대해서 달러구트가 한 말에 공감이 갔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방법에는 2가지가 있다고 믿는단다. 첫째, 아무래도 삶에 만족할 수 없을 때는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페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그리고 두 번째 방법은, 쉬워 보이지만 첫 번째 방법보다 어려운 거란다. 게다가 첫 번째 방법으로 삶을 바꾼 사람도 결국엔 두 번째 방법까지 터득해야 비로소 평온해질 수 있지.” “어떤 방법이죠?”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하는 것. ​ 두 번째 방법은 말은 쉽지만 실행하기는 쉽지 않지. 하지만 정말 할 수 있게 된다면, 글쎄다. 행복이 허무하리만치 가까이에 있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지.”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첫번째 방법을 추구하는 데에는 익숙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렇다.

불만족스러울때 노력하고 또 노력하고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일에

우리는 익숙하다.

다만....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에는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늘 비교에 익숙해져있고 이미 정해져 있는 “성공한 타인의 삶”을 따라서 살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잘못된 삶을 살고 있는 것만 같이 느껴진다.

정해진 완벽한 “외모”, “재력”, “학벌”, “가족”, “친구”..

사실 이 모든 것은 개개인이 다 다르게 가지고 태어나고 다른 환경에서

다르게 발전 시켜오는 건데

이미 정해진 기준이 있다는 건 정말 이상한 일이다.

알면서도 달러구트가 말하는 두 번째 방법을 실행하기는 참 어려운 것 같다.

어떨 때는 행복이 허무하리만치 가까이에 있다는 걸 가끔 깨닫기도 하는데

남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또 금세 사라진다.

책에서는 슈퍼스타를 부러워하며 자신의 삶과 비교하던 사람이

타인이 되는 꿈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법을 찾는다.

오늘은 나도 잠자리에 들면서

꿈 백화점에서 무슨 꿈을 사면 좋을지 생각해봐야겠다.

좋은 꿈이 많이 남아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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