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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보고 추천하는 [넷플릭스 추천] <퀸스 갬빗 : The Queen's Gambit>
대신 보고 추천하는 [넷플릭스 추천] <퀸스 갬빗 : The Queen's Gam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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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던 한 소녀, 체스로 세상 위에 서다.
한 소녀가 고아원에 위탁됩니다. 그녀의 이름은 엘리자베스 하먼(Elizabeth Harmon). 그녀의 친어머니는 엘리자베스와 함께 동반 자살을 계획했지만 어머니만 사망하고, 엘리자베스는 홀로 남습니다. 그렇게 맡겨진 고아원에서는, 획일화된 교육과 알 수 없는 알약들을 건강상의 이유라며 반강제로 먹이며 아이들의 활동에 제약을 둡니다. 그런 중에, 엘리자베스는 지하실에서 고아원 관리직으로 일하는 샤이벌을 만납니다. 그는 체스를 두고 있었는데요, 그녀는 샤이벌에게 체스를 가르쳐달라고 합니다. 그렇게 체스 천재 소녀의 시작이 됩니다.
고아원에서 체스로 대회도 나가며 체스에 점점 빠져들어가던 것도 잠시, 엘리자베스를 입양하겠다는 양부모가 등장합니다. 엘리자베스를 입양한 부부는 다소 문제가 있어보입니다. 남편은 퍽하면 출장이라면서 집을 수시로 비우고 있었고, 양어머니는 알코올 중독이었습니다. 입양한 엘리자베스에게 큰 관심이 없던 양어머니는 그녀가 체스 대회에서 상금을 받아오자, 하나의 장사 수단이 되겠다는 생각에 엘리자베스의 체스대회 매니저를 자청합니다.
그렇게 엘리자베스는 미국 켄터키주(州) 대회를 시작으로 US오픈을 넘어, 전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그녀가 스스로 이겨내야만 하는 장애물들이 등장하죠. 이 드라마 <퀸스 갬빗>은 이런 내용들로 채워져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미니시리즈였음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중에서 공전의 히트를 쳤던 작품입니다. 정주행해본 결과, 여러 가지 흥행의 요소라고 할 만한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하나씩 파헤쳐 볼까 합니다.
전형적인 여성 캐릭터의 서사를 깨버리다.
The Queens's Gambit ⓒNetflix
이 미니시리즈를 완주하며 느꼈던 가장 큰 매력은 "뻔한 서사"가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퀸스 갬빗은 보편적으로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여성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식을 완전히 빗나가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본인의 능력을 알아채지 못하고 평범하게 살아갑니다. 그런 중에 주인공의 뛰어난 능력을 일깨워주고, 트레이닝해주는 주요 조력자가 등장하죠. 주인공은 그 조력자가 세상의 전부인양 의지하며 알아채지 못했던 능력을 찾아가고, 결국 목표를 달성하면서 그 조력자와 사랑에 빠지거나, 아니면 그 과정에서 만난 다른 조연과 사랑에 빠지거나 하는 식의 진부한 스토리가 아닙니다.
먼저, 퀸스 갬빗의 주인공 엘리자베스 허먼은 본인의 능력을 본인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체스를 좋아해서 그 체스에 빠지게 되고, 본인의 실력을 확인하고자 체스클럽에 찾아가서 대회를 참가하지만, 선수로써 활동했던 이력이 없다고 주변의 무시를 받습니다. 그런 주변의 괄시를 주인공 스스로가 실력으로 정면돌파합니다. 그 외에도, 체스 실력자를 찾아가 직접 대결을 신청하고, 그 실력자를 이기기 위해 스스로가 부단한 노력을 통해 결과를 성취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보편적으로 영화나 드라마의 서사에서 여성 캐릭터를 소비하는 데 사용하는 '의존적인' 성격을 철저히 배제합니다. 겸손보다 '나 이만큼 할 줄 알아' 식의 당당함과 실력을 겨뤘던 상대방이 말하는 본인의 부족함을 수긍할 줄 아는 모습은 엄청난 감동을 주었습니다.
극 중 엘리자베스의 조력자들. 총 6명, 체스판에서도 여왕과 왕, 폰(졸병) 기물을 제외한 비숍, 룩, 나이트의 갯수가 6개인 점과 흡사하다.
한 가지 더, 보태서 말하자면 여성 주인공이 극에서 이성을 대하는 방식도 상당히 진취적이며, 스테레오타입처럼 박혀있던 모습이 아닌 주체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표현했습니다. 미니시리즈 중에는 고아원에서 억압받고 다소곳한 행실을 강요받았던 엘리자베스가 술과 약, 그리고 사랑의 감정을 궁금해하며 그 궁금함을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술과 약도 결과적으론 스스로 중독을 벗어났지만, 더욱 눈길을 끌었던 것은 엘리자베스가 사랑의 감정과 이성을 대하는 태도였습니다. 사랑의 원초적인 부분이 궁금하다면 과감하게 이성을 선택하고, 그 이성에게 의존하지 않고 곧바로 털어내고 본인의 과업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 엘리자베스는 마치 '내가 이성과의 원초적인 감정이 궁금했는데, 어떤 것인지 알면 됐어' 식이었죠. 사랑(Eros)을 경험해보지 않아서 그것을 경험해 봤고, 궁금했던 경험 중 하나로 흘려보내는 모습은 우리가 늘 보고 듣던 스토리의 여성상과는 달랐습니다. 내 결정은 내가 선택한다는 확고한 자기애와 당당함으로 무장한 그녀에겐, 더 이상 성별로 구분하는 식의 선 긋기는 무의미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 포스팅을 하면서도, 여성 주인공이라는 호칭도 거추장스러웠습니다. 그냥 <엘리자베스 하먼> 그 자체로도 충분하니까요.
의상이 전달하는 주인공의 변화
극 중 엘리자베스 하먼의 의상 변천사 ⓒNetflix
또한, 이 드라마는 주인공 엘리자베스의 의상에 주목하며 봐도 재밌습니다. 극의 초반엔 고아원에서 생활하는 베스(엘리자베스 애칭) 에 맞게 답답한 디자인이거나, 본인을 숨기는 획일화된 디자인이나, 다소 어두운 컬러감의 옷을 입습니다. 점점 극이 흘러가면서, 베스가 본인의 정체성과 체스로써 스스로의 위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녀의 패션은 좀 더 단아하면서도 강렬해집니다. 비단, 그 강렬함은 특이한 실루엣이나 강력한 톤의 컬러 때문은 아녔습니다. 굳이 노출을 하거나, 실루엣이 드러나는 섹슈얼한 의상을 입지 않았어도 그녀 자체만으로도 지적이면서 섹시함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극의 마지막, 전 세계적인 체스 플레이어에게 승리하고 돌아오는 길에 그녀가 입없던 순백의 착장은 마치 체스판의 백색 여왕 기물을 상징하는 듯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극의 초반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그녀는 흑(어두움)색 컬러감의 의상에서 백색(밝은) 컬러감으로 의상이 변해갑니다. 보통 체스에서 하수가 흑색, 고수가 백색을 잡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녀가 체스로 본다면 하수에서 고수로 성장하는 모습을 의상을 통해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백색 착장의 엘리자베스는 흡사 백색 여왕 기물을 떠올리게 한다. ⓒNetflix
"내가 여성인 것에 초점을 두지 말고, 어떤 경기를 했는지를 물어보라고요."
극 중, 엘리자베스가 체스경기를 승리하고 나오자 신문과 잡지 기자들은 앞다투어 물어보는 질문들이 똑같습니다. 여성으로서 체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나, 누구에게 배웠는지 등, 그녀가 어떤 경기를 했는지 보다 그런 경기를 펼친 것이 '여성'이었다는 점을 궁금해합니다. 당시의 시대상으론 체스 경기를 이겼다는 소식보다는,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체스판에 여성이 등장한 것이 더 흥미로웠겠죠.
The Queen's Gambit ⓒNetflix
근데, 그때 (당시의 배경은 1960년대입니다)와 현재 2021년은 크게 변화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당장 인터넷 뉴스에 연예면만 열어봐도 엘리자베스 하먼이 혐오하던 1960년대 언론들의 모습들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으니까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물로써 상당한 히트를 했고, 각 주연 배우들도 시즌2가 제작된다면 언제나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제작진들은 원작에서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전부 했기 때문에 시즌2 제작엔 부정적인 의견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총 7부작인 미니시리즈로, 부담 없이 하루 날 잡고 몰아봐도 무리가 없을 듯한, 잘 만들어진 마스터피스 <퀸스 갬빗>이었습니다.
The Queens' Gambit ⓒ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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