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우란 /두도시

소우란 /두도시

눈 깜짝할 사이, 7일이 지나갔다. 하늘은 기괴한 색으로 물들기 시작했고, 공포의 기운이 도시를 잠식해갔다. 그래도 내겐 친구들이 남아 있다. 그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 모두와 함께 마지막 날을 보내도록 하자.

https://youtu.be/OSfm_3VqQiM

부서진 하늘, 파괴된 도시. 개미같이 많은 인간들이 꽉 막힌 거리에서 천천히 움직인다. 생존을 위해 마지막 힘을 다해. 분명 이성적으로 도망갈 길은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들의 모습을 보니 갑자기 '발버둥' 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릿속에서 소우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최대한 안전한 길을 찾아 겨우 해혼조의 아지트에 도착했다. 오는 길에 보았던 혼잡한 상황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질서 정연한 모습이었다. 조직원들은 각자 간단한 짐을 들고 질서 있게 항구 방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 심지어 노약자나 어린이들을 중간에 보호한 채로 말이다. 말할 것도 없이, 이건 분명 소우란의 지시였겠지. 아무리 이런 종말의 날이라도, 그는 여전히 보스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었다.

소우란: 지휘사! 왜 이곳에 온 거야?

지휘사: 그러니까... ... ... 어라, 응?

말을 꺼내려는 순간 소우란에게 팔을 잡혀 해혼조 조직원들 사이로 낑겨넣어졌다.

소우란: 너도 그들과 함께 가도록 해. 항구로 가는 길 끝에서 해혼조의 화물선이 대기하고 있을 거야. 현재 육로로는 대피가 어려운 상황이니, 오직 해로만이 희망이야.

지휘사: 그럼 너는?

콰앙- 멀지 않은 건물에서 불길이 치솟았고, 이어서 몬스터의 울부짖음이 함께 들려왔다. 주변의 공기는 순식간에 검은 안개의 냄새로 가득해졌다.

소우란: ... ... 걱정 말고, 빨리 가.

소우란은 미소를 띤 채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는 사람들의 이동 방향과 반대 쪽으로 뛰어갔다. 만약 음산한 하늘이 아니라면 그냥 일반적인 작별이었을 것이다.

》 따라간다.

소우란 : 바보 같은 짓 하지 마, 이건 마지막 탈출 찬스라고.

지휘사 : 좋든 싫든 난 지휘사고, 시민을 보호하는 것도 내 일이야.

소우란 : 제발, 이런 시기에는 얌전히 도망쳐. 이런 상황에서는 몬스터로부터 널 지켜낼 자신이 없어.

》 그를 막는다.

-

소우란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조용히 일어나 그의 곁으로 다가간 후 그의 환력을 진정시켜 주었다.

소우란: 너는 의외로 고집쟁이구나. ...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

몬스터의 공격을 막으며 고층 건물의 옥상까지 후퇴했다. 소우란은 거대한 물의 벽을 소환해 몬스터의 공격을 방어했다. 잠시 숨 돌릴 틈을 얻었다. 부우- 부부- 기적 소리가 폭발과 몬스터의 포효 소리를 꿰뚫고 이곳까지 들려왔다.

소우란: 해혼조 화물선의 기적 소리야... 그들은 무사히 탈출한 모양이야.

소우란은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마치 높은 건물과 검은 안개 너머로 함선이 보이는 것처럼. 지도자로서, 소우란의 임무는 끝난 거겠지. 비록 종말의 날이라고는 하지만 해혼조는 여전히 마지막 희망을 쟁취했다.

소우란: 하하하하.

지휘사: 왜 웃어?

소우란: 반년 동안 어둠 속에서 견뎌낸 끝에 겨우 햇빛 아래로 돌아왔는데, 며칠 만에 또다시 끝을 맞이하다니. 정말이지, 운이 나쁜 것도 정도껏 해야지. 하지만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나는... '무의미했다' 라는 기분이 조금도 들지 않아. 오히려 내 인생에서 이 며칠 간이 가장 멋진 날들이었다는 생각마저 들어.

지휘사: 구사일생, 해혼조 탈환, 세계의 종말까지... 확실히 요 며칠간 정말 다채로웠네.

소우란: 그런 얘기가 아니야.

소우란이 내 손을 잡았다. 너무나도 차디 찼다.

소우란: 중요한 건, 너와 만난 거야. 보내온 시간은 짧지만, 너와의 인연은 내게 소중한 것이 되었어. 아무래도 해피 엔딩이 되진 못할 것 같지만. 하지만 너와 함께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다니, 나는... ... 정말 영광이야.

거대한 흑문이 천천히 내려앉았다. 저 멀리 도시에서 가장 높은 첨탑의 끝이 어둠 속으로 삼켜지고 있었다.

소우란: 지휘사, 나는... 죽는 건가?

그의 손을 잡고 환력을 주입하려 했지만 그는 부드럽게 거절했다.

소우란: 난 죽는 게 두렵지 않아. 오히려 두려운 건, 만약 이 세계가 멸망하는데 내 몸은 죽길 원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지? ... 마치 동굴 속에서 겪었던 상황처럼... 지휘사, 동방의 전설에서는 죽은 자는 윤회에 든다고 하는데, 언젠가 이 세상으로 돌아올 기회가 있겠지. 만약 이 세상에 윤회가 있다고 한다면... 그럼 나는 어떻게 되지? 만약 이제부터 끝없는 허무만 마주하게 된다면 나는 무엇에 희망을 가지고 살아야 하지? 날 윤회 밖으로 버리지 말아줘... 다시는, 나를 혼자 두지 마... ...

소우란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난 그의 손을 꼭 잡고 그의 공포를 함께 나누기를 희망했다. 틈새로 사라지는 빛을 보며, 무력하게 하늘에 기도만 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함께 윤회에 들어갈 수 있기를, 미래에 언젠가... ... 다시 만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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